인간은 외롭다 우주에서 인간은 외롭습니다.
생명체가 발견된 행성은 지구 밖에 아직 없고 이 사실은 높은 확률로 영원히 진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면 지구에서는 어떨까요? 지구에서도 인간은 좀 외로워요.
종속 과목 강문계 계통분류학적으로 생물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분류가 되는데요.
인간이라는 종은 속 단계를 넘어 과까지 와서야
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댕댕이들은 자카리나 코요테와 같은 속에 속한 친형제 같은 관계고 소들은 야크와 말들은 당나귀나 얼룩말과 형제 관계지만 인간에게는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같은 기껏해야 친척벌 동물들밖에는 없죠.
근데 말이죠. 인간 원래 이렇게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사람과 사람 속에 속하는 많은 친 형제들이 있었어요.
진핵생물역 동물계
삭동물문 포유강 영장목 사람과 사람 속 사람 호모 사피엔스가 우리들 현생 인류입니다.
현생 인류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살아남은 인류만이 우리라는 뜻이에요.
한때 지구에 살았으나 지금은 멸종해버린 또 다른 인류들 그러니까 우리의 친 형제들은 예전에 살았던 인류라고 해서 고생 인류라고 불립니다.
지금 지구에 남아있는 동물 중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은 널리 알려졌다.
침팬지죠. 인간과 침팬지는 최소 98.6%의 유전자가 동일해요.
오차가 1.5%도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만큼 가까운 인간과 침팬지도 영장목 사람과에서 갈라지는 생각보다 먼 관계입니다.
오랑우탄 고릴라와 같은 유인원들은
더 먼 관계고요. 그러나 과거에 존재했던 우리의 친 형제들이라 함은 같은 속에 속했던 근연종들을 의미합니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같은 호모자 돌림을 쓰는 종족들 우리와 같은 사람 속에 속했던 아주 밀접한 형제 인류들 말이죠.
그리고 이 중 가장 최근에 출연하여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형제들이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와 호모 데니소반스, 즉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스 오바인입니다.
특히나 네안데르탈인들은 유럽에서부터 알타이 산맥, 그리고 팔레스타인 등지에 현생 인류보다 먼저 자리를 잡아 살고 있었고, 후발주자였던 호모 사피엔스와 직접적인 생존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유명하죠.
1856년, 독일이 아직 프로이센일 때, 네안데르탈린의 뼈가 최초로 발견됐습니다.
이 뼈가 발견된 네안데어 계곡에서 이름을 따 네안데르탈린이라는 명칭이 나왔죠.
탈이라는 말은 독일어로 계곡이라는 뜻이니까,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이름은 네안더 계곡의 사람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당시는 제국주의의 시대, 게다가 아직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되기도 전이었어요.
같은 호모 사피엔스인 인종 간에도 우열이 있다고 생각했던 시대인 만큼,
당시의 고고학자들은 이때 발견된 네안데르타린 화석을 보고, 직립보행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인원에 가까운 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종주의와도 결부되어, 네안데르탈인의 상상도를 그릴 때도, 유럽인보다는 황인이나 흑인에 가깝게 그릴 정도였죠.
인간과 비슷하긴 하지만, 유인원에 더 가까운, 아주 열등한 유사 인류라고 결론을 내린 거예요.
네안더 계곡에서 최초의 네안데르타린 화석이 발견된 후, 지금까지 네안데르타린의 화석은 500여 구가 넘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구상에 널리 퍼져 살았었다는 뜻이고, 연구도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죠.
특히나 1908년, 프랑스 라시아페 로센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타린 화석은, 그전까지의 네안데르타린에 대한 통념을 무너뜨리는 대전환의 계기가 됐습니다.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까운 존재
라고 여겨졌던 네안데르탈인이 얼마나 현생 인류와 가까웠는지 알려주는 화석이었거든요.
오늘날 라샤펠의 노인이라고 불리는 이 화석의 주인공이 늙어서 치아가 다 빠지고 등이 굽은 데다 관절염과 골절 흔적까지 가득했던, 말 그대로 노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노인 인류 사회에서 노인이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피지컬은 극도로 저하되었지만
삶과 자연에 대한 지혜를 가지고 있고, 씨족과 같은 무리를 이끌 만한 경험을 가진 그런 존재가 바로 노인입니다.
인간처럼 무리생활을 하는 고등 포유류, 가령 늑대나 사자들을 보면 수명이 그리 길지 않죠.
늙고 병들면 무리해서 쫓겨나거나 아무도 안 보는 데 가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렇다면 포유류이면서 무리생활을 하면서 수명까지 긴 동물들 뭐가 있나요? 돌고래나 코끼리가 대표적이죠.
얘네들 모두 인간만큼은 아니지만 동물들 중 탑급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무리 생활을 하며 늙은 개체를 존중하죠.
경험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니까요. 라샤펠의 노인이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생존했다는 것은 네안데르탈인들이 무리 내에서 노인을 존중하고 보호했다는 의미, 그러므로 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방증이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현대인들보다는 체구가 작
지만, 당대의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덩치가 컸습니다.
근육도 발달되어 있, 힘도 셌을 것으로 추정이 되죠.
심지어 뇌까지도 현생 인류보다 더 컸습니다.
언어도 사용했고, 불도 다룰 줄 알았으며, 장신구와 악기를 만들고 벽화까지 그리는 지성을 가진 종족이었죠.
그러나 이렇듯 피지컬과 지성을 모두 갖추고 있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어째서 현생 인류와의 경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것에 대한 의문은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며, 많은 가설들이 존재합니다.
호랑이와 사자는 혼혈이 가능하지만 생식 능력을 잃은 채로 태어납니다.
개와 늑대는 생물학적으로 아직 같은 종이기 때문에, 1대 혼혈은 물론 2대, 3대 쭉 이어서 생식이 가능하고요.
이렇듯 근연종 혹은 아종 사이에서 혼혈이 일어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인간에게도
적용됩니다. 다만, 지금 우리 현생 인류에게는 혼혈의 가능성을 생각할 만큼 가까운 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이게 되는지 안 되는지 실제로 도전해 볼 일이 없을 뿐이죠.
그래서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타린이 공존했던 시기에 둘 사이에서 혼혈이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은
당연하게도 인류학계의 엄청난 떡밥이었습니다.
이게 된다 안 된다 갑론을박이 많았는데, 결국 2010년대 초반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혼혈 쌉가능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현생 인류 유전자의 약 1~4% 정도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건너왔다는 것까지 밝혀졌어요.
조상님 취향 진짜 독특하네.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들은 한편으로 싸우고, 한편으로는 사랑하면서 오랜 기간 공존했던 것이죠.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타리는 하이델베르크 인이라는 고생 인류로부 갈라져 나온 같은 속의 동물들이었습니다.
베이징 우워닌이나 자바 우워닌 등 더 이른 시기에 등장했던 원시 인류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라시아까지 진출했던 것처럼, 하이델베르크인의 일부도 유라시아로 진출하며 그 운명이 갈리게 됐죠.
사하라 사막 이남의 원주민들에게서는 네안데르타린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만큼, 일찍이 아프리카를 탈출했던 하이데베르크인의 일파가 네안데르타린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들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 남은 하이델베르크인으로부터 진화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조상을 가지지만 네안데르탈인들은 유라시아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등장했다는 건데, 이렇게 서로 분화된 뒤에 현생 인류마저 유라시아로 진출하게 됐고, 두 종족의 만남이
이루어졌죠. 생물학적으로 아주 가까운 만큼 서식지나 사냥감도 당연히 겹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쪽이 사라지거나 흡수되거나 이제 둘 중 하나의 선택지만 남은 것이었죠.
결과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인류는 우리들밖에 남지 않았어요.
하지만 왜? 이 왜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가설들이 존재합니다.
피지컬적 측면과 두뇌 측면에서 네안데르탈인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피지컬 네안데르탈인들이 덩치도 크고 힘도 더 셌다고 했죠 그런데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이 너무 많았어요.
현생 인류의 2배를 소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종족이 맞붙었던 시기는 빙하기 혹독하고 추운 시기였어요.
적은 에너지로도 높은 효율을 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더 적게 먹고도 생존할 수 있었던 현생 인류에게
빙하기는 결과적으로 더 유리한 환경이었던 거죠.
한편 네안데르탈인들에게도 대비책은 하나 있었어요.
에너지 효율이 안 좋은 만큼 그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더 뛰어났습니다.
그런데 두 종족 사이에 혼혈이 일어났다고 했죠 혼혈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는 이 뛰어난 에너지 저장 능력을 흡수해 오게 되고, 에너지 효율과 저장 능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죠.
여담이지만 이 유전자 때문에 우리 현대인들은 비만 문제 시달리고 있습니다.
길고 긴 선사시대와 빙하기에 비하면 문명의 역사는 극히 최근 몇천 년에 불과하잖아요.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이 유전자가 그대로 남아서 오히려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죠.
피지컬은 알아보고 두뇌를 볼까요? 현생 인류의 뇌 용적은 평균적으로 1450cc 정도 동물들 중에서 상당히 큰 편에 속하죠.
그런데 사실 네안데르탈인들의 뇌가 우리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컸습니다.
그러나 코끼리나 고래의 뇌가 크다고 해서 우리보다 똑똑한 건 아닌 것처럼 크기와 실제 스펙은 별개였습니다.
소누만 놓고 보면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린보다 8배 정도 컸어요.
뇌의 뉴런 중 거의 80%가 소뇌에 몰려 있거든요.
게다가 소뇌는 근육의 정교한 움직임, 언어 능력, 시각, 정보의 판단, 사회성 등에 관여합니다.
애초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가 뭡니까? 방금 말한 것들 때문이죠.
현생 인류의 뇌가 오히려 더 작고 성능 확실했던 거죠.
작은 집단 내에서만 협력하는 네안데르탈인들에 비해 현생 인류는 필요에 따라 외부 집단끼리도 협력할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가죽 옷만 만들어 입던 네안데르탈인들과 달리 호모 사피엔스는 바늘로 옷을 지어 입는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었고, 창을 던지는 대신 화살을 만들어 쏠 줄도 알았죠.
뭐 덕분에 손우 덕분에
에너지 효율 차이로 인해 인구 수에서도 압도적인 상황 두뇌의 구조 차이는 사냥 효율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결국 호모 사피엔스가 최후의 인류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사회성이라는 측면에 대한 추가적인 가설이 있는데요 네안데르타린의 눈에 흰자위가 없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간을 제외한 많은 동물들, 심지어 유인원들까지 살펴봐도 흰자위가 이렇게까지 넓은 동물은 우리 인간뿐이거든요.
이 부분을 공막이라고 하는데, 다른 영장류 동물들의 경우 심지어 공막이 그냥 검은색입니다.
눈동자와 확연하게 구분이 되질 않아요.
영장류 중 유일하게 흰자위를 갖고 있는 인간은 이 때문에 눈빛으로 서로 신호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디를 보는지, 어디를 가리키는지 눈을 통해 알 수가 있는 겁니다.
사냥의 성공률이나 감정의 교류 등에서 한 차원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거죠.
의미심장한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인간이 개를 기르기 시작한 시기가 빠르게는 2만 8천 년 전에서 늦으면 4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는 네안데르탈인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개가 왜 나오냐고요? 베안데르타린이 개를 길들였다는 고고학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개를 길들인 것이 두 인류의 생존 능력의 큰 격차를 만들어낸 요인일 수도 있는 것이죠.
늑대와 개도 사람처럼 하얀 곡막 흰자위를 갖고 있죠.
개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영장류들과 달리 흰자위를 가지고 있었던 인간과 눈빛을 통한 비언어적 정보 공유, 감정 공유를 통해 친해질 수 있었고,
지구상 최강의 종간 동맹을 맺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섬세한 도구 제작 능력, 에너지 효율에 더불어 개라는 친구까지 얻게 된 호모 사피엔스.
아마도 이 시점에서 결정적으로 생존에 대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요?
진실이 어찌 됐든 간에 네안데르탈인들은 거의 2만 8천 년 전까지 생존하다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에게 4% 정도의 유전자를 남기고 말이죠.
두 종족 사이에 전쟁이 빈번했든 아니면 자연스럽게 생존 경쟁에서 승리했든 우리는 그렇게 외톨이가 됐습니다.
어찌 보면 지구에 남아있는 77억의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일 종이라는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다 같은 호모 사피엔스임에도 피부색과 외모로 지겹도록 차별했던 게 우리의 역사잖아요.
만약 아종이나 근연종인 또 다른 인류가 지금껏 남아 있었다면 공존이라는 게 가능했을까요? 남은 우리끼리라도 서로 그만 좀 싸우고 모두가 슬기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의 이름값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