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빌딩 1층에 커피숍 4곳이 쭉 붙어 있는 이 사진 전부 초저가 대용량 커피를 앞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입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한데요. 1세대 대형 프랜차이즈의 성장률이 주춤하면서 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정말 어마어마해졌습니다.
사실 요즘 같은 때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이렇게 꾸준히 유지되기도 쉽지 않거든요.
이 인기의 핵심은 단연 가성비죠.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신다면 이만한 곳이 없을 겁니다.
한국인들 아이스 아메리카노 정말 좋아하죠. 외국에 나가서도 아아를 찾다 보니까 이 정도면 코리아노라고 불러야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우스갯 소리가 들릴 정도니까요.
저렴한 커피는 맛이 없다는 인식도 이젠 옛날 얘기가 됐습니다.
이제는 꽤 맛있는 커피를 가성비 있게 마실 수 있게 되거든요.
공정위가 최근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신규 개점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커피 브랜드는 컴퍼즈 커피였다고 합니다.
같은 해에 폐점률은 0.5%였고요. 그래서 작년 매출을 좀 보니까 889억 원.
전년 대비 매출은 20.5%가 뛰었고 영업이익은 40 7%가 증가했더라고요.
올해로 벌써 10년째인 컴포즈는 부산에서 태어난 브랜드인데요.
부산이 수산시장이나 관광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커피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내로라는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도 배출했고, 2017년 뉴욕타임스는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중 하나로 점포 카페거리를 선정한 적도 있어 서울이야 엄청난 수요층을 기반에 두고 있기 때문에 커피나 카페 문화가 빛의 속도로 잘 발달할 수 있었는데요.
부산이 커피의 도시가 된 것에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컴포즈는 부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성비 브랜드로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었죠.
이건 무슨 말일까요? 오늘은 이 컴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얼마 전 컴퍼즈 커피 매각 건이 꽤 이슈가 됐었죠. 컴퍼즈 커피를 4천억 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한 기업은 글로벌 대형 식품업체인 졸리비 푸즈입니다.
졸리비 푸즈는 2024년 기준 시가총액 6조 5천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 기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졸리비를 포함해서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버거킹 운영을 맡고 있기도 하고요. 2019년은 커피빈의 지분 80%를 인수하기도 했죠.
졸리비가 컴퍼즈 커피를 인수한 건요. 아직 저가 커피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다양한 국가를 상대로 컴포즈를 글로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컴포즈는 어떻게 저가 커피로 포지셔닝 할 수 있었을까요?
이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부산은 세계적인 항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산항이 부산의 커피 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보는데요.
왜냐하면 얘나 지금이나 부산은 국내 커피 유통 관문이었거든요.
전 세계 커피 원도들은 대부분 컨테이너에 실려서 부산항을 통해서 국내로 들어옵니다.
또 커피 관련 장비나 설비들도 대부분 부산항을 통해서 들어오죠.
이런 점 때문에 서울을 제외한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카페가 많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해보는데요.
컴퍼즈 커피도 이런 환경에서 태어난 브랜드입니다.
컴포즈 뿌리는 사실 커피 원두와 커피 머신 유통업이었습니다.
컴포즈가 탄생하기 이전엔 원두를 수입해서 로스팅한 다음에 국내로 유통하는 일을 했었어.
이 일을 한 10년 넘게 하다가 2010년대 들어서는 유통이 아닌 카페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 이 시기는 아시다시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기 시작할 때입니다.
초반엔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시장을 휩쓸었지만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죠.
가성비 커피 브랜드들이 등장했거든요. 컴포즈는 이미 원두를 로스팅해서 유통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 원두를 가지고 가성비 카페를 차리면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대요.
그래서 2014년 경성대 앞에 컴포즈 1호점을 내게 됐죠.
사실 대학생들도 직장인 못지않게 커피 엄청 찼거든요.
또 아무래도 직장인들보다 주머니가 가벼우니까 대학 앞에 저렴한 커피숍을 차리면 이건 되겠다 싶었던 거죠.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원 당신 획기적인 가격이었는데요.
이게 너무 저렴하다 보니까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1500원이라는 가격은 너무나 매력적인 가격이었어요.
한국인들은 아메리카노를 굉장히 사랑합니다.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 당시 대형 프랜차이즈의 아이스아메리카노는 한 잔에 3~4천 원쯤이었고 컴퍼츠 커피는 1500원이었는데 이걸 어떻게 외면을 하겠어요?
그야말로 대박이 날 수밖에 없었죠. 컴포즈는 2015년 서울에 첫 매장을 내고 부산 밖으로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나갑니다.
설립 4년 만인 2018년엔 200호점을 돌파하죠.
이때부터 정말 빠르게 성장했어요. 2019년엔 400호점, 20년엔 800호점, 22년엔 25점 그리고 올해는 2600호점을 돌파했죠.
아시는 것처럼 컴포즈는 매장을 크고 화려하게 짓지 않습니다.
때문에 창업 비용도 크게 들지 않죠. 카페 창업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편견을 깨면서 이 부분이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매장이 작기 때문에 주로 테이크아웃으로 팔렸는데요.
이게 오히려 컴포즈에게 이점으로 작용했죠. 카페는 커피뿐만 아니라 카페라는 공간을 향유하는 곳입니다.
오죽하면 커피값은 자릿세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직장인이나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한 잔에 4~5천 원씩 주고 커피를 사서 사무실이나 강의실로 올라가서 마시면 좀 억울한 기분이 들죠.
때문에 이런 저가 커피숍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거고요.
그리고 이런 컴포즈의 성장의 날개를 달아줬던 것은 팬데믹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2020년에는 고강도 거리두기가 시행될 때였습니다.
카페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까지 막았던 때가 있었죠.
어느 카페를 가든 커피는 예외 없이 테이크아웃으로만 소비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들고 나갈 거 저렴한 커피숍을 찾았던 것도 있었죠.
컴퍼즈는 테이크아웃에 특화된 브랜드이고 이 기업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거든요.
이때부터 컴포즈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어요.
가격 메리트를 유지하기 위해선 테이크아웃 매장을 중점으로 신규 매장을 늘렸고 이 시기에 가맹점도 많이 늘어났죠.
또 컴포즈는 사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엄청난 강점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컴포즈 설립 이전부터 직접 로스팅한 원두 유통 사업을 10년 이상 해왔던 거죠.
경성대 앞에서 1호점을 운영할 때도 로스팅한 원두를 수입해서 썼던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쓰고 있었거든요.
매장 오픈 2년 만인 2016년엔 이미 당시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로스팅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고요.
이때 컴포즈 매장이 고작 100개가 안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가 커피지만 자체 공장을 운영하면서 브랜드의 내실을 다지기 시작한 거죠.
최근에는 완전 자동화 로스팅 공장을 준공하고 여기에서 로스팅한 원두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사실 컴포즈의 진짜 무기입니다. 초기부터 가성비 브랜드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이런 걸 수직 계열화라고 합니다. 원산지부터 소비자의 손까지 한 번에 간다는 뜻인데요.
직접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부 하다 보니 품질 관리와 생산 효율을 높일 수가 있거든요.
프랜차이즈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런 겁니다.
효율성과 일관된 품질 관리 이걸 생각하면 컴퍼즈가 얼마나 큰 무기를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남들은 이제 막 사업을 확장하고 매뉴얼을 만드는데 컴퍼즈는 이미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로 매장을 늘린 거죠.
컴포즈에서 쓰는 기본 원두는 비터홀릭이라는 원두입니다.
브라질 지역의 스페셜티 원두를 베이스로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원두를 블랜딩해서 향과 맛을 낼 원하는 향과 맛으로 커피를 직접 구현해냈으니까 가격은 저렴해도 대중적으로 마시기에 괜찮은 퀄리티의 커피가 나올 수 있었고요.
컴퍼즈가 커피를 잘하는 카페라는 키워드를 내세울 수 있었던 것도 이 공장에서 오는 자신감이 아닐까?
컴퍼즈는 이렇게 테이크아웃과 가성비를 앞세워서 팬데믹 속에서 엄청난 성장률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때 컴퍼즈뿐만 아니라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 수가 1천 개를 돌파하던 시점이었죠.
하지만 매출이 하루하루 늘어나는 순간에도 이런 걱정은 들었을 겁니다.
팬데믹이 끝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겠지 사람들이 하나둘씩 거리로 나오고 카페에서 약속을 잡기 시작한다면 가성비 커피의 부음은 가라앉을 수도 있겠다 뭐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팬데믹이 끝난 후 상황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습니다.
저가 커피 매장 수요가 오히려 더 증가했거든요. 인플레이션과 불경기가 덮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성비 커피를 찾기 시작했죠.
뭐 하나 오르지 않는 게 없었기 때문에 저가 커피는 정말 보기만 해도 든든한 존재였습니다.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을 거친 저가 커피 시장의 존재감은 여러분이 보시는 대로입니다.
골목 곳곳 없는 곳이었고 예전이었다면 상상도 하기 힘들었을 그야말로 우주 대스타들을 기용하기 시작했죠.
당분간 성장이 뒷받침될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을 겁니다.
때문에 이 정도는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한 거죠. 올해 컴퍼즈가 벌써 10주년이 되는데요.
보통 기업들이 10주년, 50주년 뭐 이렇게 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하잖아요.
기업에게 10년이란 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지금처럼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서 더 그렇죠.
당장 10년 전 카페 시장 트렌드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아예 다른 세상이잖아요.
고로 기업이 10주년 정도 맞으면 슬슬 트렌드에 맞게 리브랜딩이 필요한 때라는 거죠.
컴포즈가 이 시기를 맞아서 접근했던 게 바로 BTS의 g입니다.
너무 멋있긴 멋있죠. 사실 FMB 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을 봐도 이런 스타 마케팅 효과가 예전만 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AI로 만든 가상 모델이 등장하는 시대거든요.
하지만 컴포즈가 b를 광고 모델로 앉힌 이후의 반응을 보니까 여전히 광고에서 모델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긴 하더라고요.
광고는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표현합니다.
컴포즈는 가성비 브랜드이긴 하지만요. 절대로 가벼워 보여서는 안 되겠죠.
대중적으로 친근하면서도 특별한 이미지가 필요했을 거예요.
이건 컴포즈의 슬로건에서도 볼 수 있고요.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한 분야에서 매진의 최고의 위치에 오른 이 어마어마한 스타를 모델로 선정하면서 우리 기업도 그런 회사가 되겠다 이런 메시지를 담았던 거죠.
사실은 뭐 이런 의미와 설명이 따로 필요 없긴 합니다.
DS잖아요. 이게 완전 제대로 먹혀 들었어요. 귀의 광고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던 게 올해 1월달이었는데요.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기고 오늘 촬영일 기준으로 4320만을 넘겼더라고요.
유튜브 조회수만 반응하는 건 아닙니다. 국내 팬, 외국 팬 할 것 없이 컴포즈로 몰려갔고 배달앱에서도 컴포즈 주문량이 폭증했거든요.
요즘 같은 시대에도 빅 모델을 제대로 활용하면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죠.
단순히 광고 모델만 바꾼 건 아닙니다. 컴포즈 매장에 가면 온통 노란색이었잖아요.
그런데 지난 회색 비중을 늘리면서 매장 분위기가 좀 바뀌었더라고요.
노란색을 확 줄여버린 거죠. 개인적으로 이거야말로 다시 한 번 달려보겠다는 포부같이 읽히긴 합니다.
다른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게 노력 중이라고 하니 한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컴퍼즈는 원두 유통업체에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직접 로스팅 후 납품하는 원두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커피를 팔았다는 점, 내실을 다질 만큼 다진 상태에서 무서운 확장을 이어나갔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독특한 면이 있죠.
덕분에 이제는 저가 커피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고요.
이건 아마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글로벌 기업인 졸리비아 손잡은 컴포즈커피, 그리고 컴퍼즈를 포함한 저가 커피 시장의 다음 행보는 어떨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이 1500원 커피는 오래오래 있어줬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물론 인플레이션 이후 가성비 커피 시장만 덩치를 키운 건 아닙니다.
스페셜티 커피 같은 프리미엄 커피 시장도 함께 커졌거든요.
커피 소비의 양극화가 일어난 거죠. 돈수행에서도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과 스페셜티 커피, 또 저가 커피 시장도 함께 다뤘던 적이 있는데요.
과연 커피 시장의 다음 트렌드는 어떤 그림일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컴포즈에서 드셨던 메뉴 중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드셔보시는건 어떠실까요?